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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심회

  • 어느 노인의 소원

  • 4/21/202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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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학 입시 공부를 위한 학원 수강생들은

보통은 재수생 삼수생이라고 해도

아직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풋풋한 청년들의 모습.

그런 수강생들 가운데 70대 노인이 한 분 계셨습니다.


성성한 백발, 주름진 피부의 얼굴로

입시학원 맨 앞자리에 앉아 강의를 듣고 계셨습니다.

알파벳도 제대로 모르는 노인이었습니다.

느린 걸음처럼 이해도 느리고 배움도 느렸습니다.

하지만 노인은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기위해 매일 새벽같이 학원을 찾아왔습니다.


학원강사가 노인에게 물었습니다.

"할아버지,

왜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?"

노인이 대답했습니다.

"나는 공부하는 게 목적입니다.

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한의대에 합격하고 싶습니다."

강사는 조금 당황했습니다.

어린 학생 중에서

노인의 큰 포부에 당황하며 순간 웃음이 터져 나온 학생도 있었습니다.


하지만 노인은 한 번도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.

그저 묵묵히 노력했고 한 해, 두 해 지나갔습니다.

그리고 수능이 끝난 뒤 어느 추운 겨울날 노인은

인절미가 든 봉투를 품에 안고 자신을 가르치던 강사 선생님을 찾아 왔습니다.


"선생님 됐습니다.

한의대에 붙었습니다."

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노인의 모습에 강사 선생님도 마음이 뭉클했습니다.

그리고 이른 새벽 시장에서 막 만들어진 인절미 떡을

따뜻하게 전해주고 싶어서 품에 안고 왔던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는데

노인이 뜻밖의 말을 했습니다.

"그런데 저는 대학 등록은 하지 않을 겁니다."


노인이 그동안 얼마나 치열한 노력을 했는지 잘 아는 강사는 노인의 말에 당황했습니다.

강사는 왜 한의대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지 노인에게 물었습니다.

"나는 6.25 전쟁도, 보릿고개도 겪었습니다.

그렇게 힘들게 살면서 자식들을 키워놓고 보니 깐

지금껏 살면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었습니다.

저는 늦게라도 공부가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.

그리고 열심히 공부해 한의대에 붙는게 목표였지요.


이제 목표는 다 이루었고,

제가 대학에 등록하지 않으면 간절히 원하는 다른 학생이

나보다 더 멋진 한의사가 되어 줄 것입니다."


훌륭한 꿈을 가진 멋진 사람입니다.

역경에 노력하는 빛나는 사람입니다.

나이와 숫자에 굴하지 않는 강한 사람입니다.

그리고 자신보다 미래와 후학을 생각하는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.

옮긴 글

  • 조정우

    조정우스테파노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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